그렇게 저는 파리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초반에는 낯선 환경과 언어의 문제로 적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 보다도
새로운 곳에서 지난날들을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파리에서의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막상이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습니다.
저를 짓누르던 책임감도 없어지고 사람들과 갈등, 여자 친구와의 갈등, 직장 상사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부모님의 쉬지않는 요청들, 매달 갚아야 하는 빚 등등 모든 것들에게서 벗어난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쓰던 유심은 아예 가져오지도 않았기에 그나마 한국과 연결고리도 없어진 기분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오직 나만, 나의 미래, 당장 먹고사는 것만 걱정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이기적으로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평화는 돌아왔습니다.
점점 사는게 재미있어지고 취미 활동이 생겼습니다. (여자친구는 아직 ㅜ)
가끔 한국이 그립기는 했지만, 직장동료들이 파티에 초대시켜주어 어느 정도는 상쇄되었습니다.
그즈음부터 제가 비주얼 스노우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물론, 당연히 밤에는
노이즈도 보이고
복시 현상이 있고,
격자무늬도 선들도 보이고,
파란색 큰 점들도 보이고,
수천 개의 자글자글한 점도 보이고,
이명도 들리고,
어지럽고,
멍하고,
집중이 잘 안되고 등등
많은 증상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며 왜 계속하면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들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이 병 때문에 죽는 것도 아니고 실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뭐 이런식으로 될 대면돼라 라는 생각으로 6개월 정도를 더 보냈습니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부터는 비주얼스노우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장 그 생각에 빠져있는 것보다 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도 여러분들의 마음이 편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 챙기기, 마음 훈련법, 명상, 나는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등등 이런 것들을 극혐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이걸 강조드리는 이유는 제가 효과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며 저에게 비주얼 스노우에 대해서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그 중에 신기하면서도 놀랐던 것은 많은 환자분들이 젊은 축에 속했고,
비스가 오기 전에 극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편두통, 자살충동 등등
정신적인 문제를 이미 겪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유년기부터 비스를 앓아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제가 의사가 아니기에 전문적인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의 사연을 들어보았을 때,
여러분들이 지금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떻게든 정신적인 여유를 갖는 것입니다.
그의 대한 방법은 여러분들만이 찾을 수 있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도피라는 방법을 선택했고요.
아무쪼록 긴 글을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이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니 정말 마음이 뿌뜻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당분간은 비스 치료 사례에 대해서 좀 집중적으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여러가지 비스 완화 방법들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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